이달의 유물
전시마당
제목 | 백화 한 잔에 단풍이 더욱 아름답구나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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날짜 | 2019-09-05 |
첨부파일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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군산 대한양조주식회사에서 광고로 낸 백화 청주 선전으로, “백화 한 잔에 단풍 더욱 가경”이라 적혀 있다. 이를 통해 광고에 수록된 연도는 알 수 없으나 이맘때 즈음일 것으로 보인다. <대한양조>는 일제강점기 군산 조선주조에서 시작된 회사이다. 당시 군산항은 호남평야에서 거둬들이는 미곡이 일본으로 반출되는 대표적인 수탈기지였다. 이러한 까닭에 군산은 쌀을 도정하는 정미업과 술로 가공하는 양조업이 발달하였으며, 대량으로 일본식 청주를 빚는 주조장이 번성하였는데, 그 가운데 한 곳이 조선주조였다.
광복 이후까지 조선주조는 <조화>라는 이름의 청주를 생산하였다. 이후 적산시설에 대한 민간인 불하가 이루어진 1952년부터 조선주조는 <대한양조>로 이름을 바꾸었으며, <조화>라는 청주제품명 또한 이듬해인 1953년 <백화>로 바꾸었다. <백화>청주는 1950년대 열린 주류품평회, 박람회, 산업기술전람회, 양조식품 전시회 등 각종 대회에서 연달아 최우등상 등을 석권하며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였다. 이 때문에 전후 계속된 식량난과 쌀값 폭등, 높은 주세 등 열악한 상황에서도 ‘쌀로 빚어내는 고급 청주’로 인기가 나날이 높아졌다. <백화> 청주는 이러한 인기를 몰아 1963년 10월부터 “오래 살면서 길이 복을 누리라”라는 뜻을 담아 <백화수복>으로 제품명을 바꾸었으며, 이후 1967년부터는 회사명까지 <백화양조주식회사>로 변경할 만큼 호황을 누렸다. 한때 <군산=백화양조>를 떠올릴 만큼 <백화수복>, <백화소주>, <죠지 드레이크> 등으로 높은 인기를 구가하였던 백화양조는 1985년 말 두산그룹에, 이후 2009년부터는 롯데주류BG로 넘어가 현재 청주 <설화>. 소주 <처음처럼>을 생산하고 있다. 그러나 반세기 동안 <백화>가 쌓아올린 이러한 이미지 덕분에 현재에도 차례상에 올리는 차례주하면 <백화수복>을 첫 손에 꼽을 만큼 변함없는 브랜드파워 1위를 자랑한다. 아마 올 추석상에서도 이 살아있는 전설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. 〔작성자〕 학예연구사 나상형 〔출 처〕 ◦ 다시쓰는 전북 기업사 : 백화양조 _ 전북일보 |