이달의 유물

전시마당

포토갤러리
제목 오크통이 선사하는 원숙한 맛
날짜 2019-10-01
첨부파일 첨부파일 10월---klm004738.jpg

위스키에 대한 우리나라 사람들의 열망은, 전후로부터 60년대까지 인기 있었던 <도라지 위스키><위스키 티>로 대변된다. 이들은 위스키 원액이 단 한 방울도 들어가 있지 않은, 소주에 위스키 향과 색을 첨가한 유사품이었지만 대단한 인기를 누렸다.

 

<죠지 드레이크>는 백화양조()에서 1976년 출시한 술이다. 이 술은 위스키 원액 19.9%로 주세법상 위스키(원액 20%)는 아니었지만, 진짜 위스키에 대한 주당들의 갈망을 채워주었다.

 

그러나 주세법상 기타 주류에 속했지만 위스키라 광고했던 백화 <죠지 드레이크>에 대해 정부는 탈세 혐의를 들어 거액의 벌금을 부과했다. 기타 주류와 위스키의 세율이 크게 달랐기 때문이다.

 

하지만 이를 계기로 이후 출시된 위스키들의 원액 함량은 25%, 30%로 계속 높아지고 고급화되었다. 더불어 88올림픽을 목전에 두고 국내산 위스키원액 개발도 박차를 가하게 되어 여러모로 <죠지 드레이크>가 주는 의미가 남다르다 할 수 있다.

 

한편 위스키는 와인을 담았던 오크통을 재활용하여 이 속에서 숙성을 거쳐야 고유한 향과 색이 스민다. 그리고 여러 증류소에서 저마다 이렇게 만들어진 원액을 배합하여 <블렌디드 위스키>를 제조하게 되는데, 이때 오크통 속에서 숙성되었던 최소 연수를 기준으로 위스키 라벨의 12, 17, 21년을 부착하게 된다.

 

아무튼 <죠지 드레이크>, 위스키는 아니었지만 외려 더 위스키임을 강조하기 위해 오크통 깊숙이 잠든 스카치 위스키 원액”, “스코틀랜드 고원에서 피어오르는 이탄연기”, “Blended with Imported Scotch Malt Whisky” 등의 수식어를 붙였다.

 

전 세계에서 위스키 시장에서, 17년 이상인 수퍼 프리미엄급 위스키 소비량 1위 대한민국의 위스키 사랑은 이미 이 때 부터였는지도 모를 일이다.



작성자학예연구사 나상형

출 처

ESQUIRE, 위기의 국산 위스키, 2019

문예출판사, 술 잡학사전, 알고 마시면 더 맛있는 술 이야기, 2018

마시즘, 위알못, 위스키 초보를 위한 안내서, 2018

조선닷컴, 한국, 인구 6배 많은 미국 제치고 고급 위스키 판매 11년째 세계 1, 2012





오크통이 선사하는 원숙한 맛